지리산에서
(2008. 09. 16)
지리산 자락에 우뚝 솟은 천왕봉
높은 곳에 있음을 시샘이라도 하듯
하얀 구름은 이리저리로 떠다니며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덮어보기도 하지만
이내 바람에게 몰리어 골짜기로 떠간다.
중봉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니
푸른 녹색에 빨간 점을 뿌려 놓은 듯
단풍은 서서히 물들고
중봉과 서리봉을 거쳐
치밭목 대피소에 도착하니
동쪽에서는 달뜨기 능선 웅석봉위로
하얗고 둥근달이 둥실 떠오르고
서쪽에는 석양이 붉게 물들어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아!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나의 언어로 아름다움을
다 표현하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잠자리에 누우나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사람들의 땀냄새, 숨소리, 코고는 소리,
그리고 잠꼬대까지
자연 속에서 사람들은 편히 쉬고 있다.
작은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달빛이 아름다워
무언가에 유혹된 사람처럼 밖으로 나가서
둥실 떠오른 달을 쳐다본다.
전기도 전화도 없고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깊은 산속이지만
마음은 평화롭다.
다시금 잠자리에 돌아와 잠을 청해 보지만
잠은 오지 않고...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
작은 창문이 밝아옴을 느낄 때쯤
밖으로 나갔던 낭군님이 조용히 들어와서
나를 불러낸다.
이야!
빨간 태양이 힘차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너무도 아름다운 장면
부부가 함께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오늘도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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